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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소리 – 각 도시의 아침 소리를 녹음하고 기록한 여행

by 권산travel 2025. 4. 24.

소리로 기억하는 도시의 아침. 여행을 하며 우리는 다양한 풍경과 맛, 사람들을 만난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도시의 아침 소리는 그 도시의 진짜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요소 중 하나다. 도쿄의 정돈된 고요함, 파리의 감성과 낭만, 하노이의 활기찬 에너지. 이러한 소리들은 단순한 배경음이 아니라, 그 도시의 문화와 사람들의 삶을 반영하는 거울이다. 앞으로의 여행에서도, 눈으로 보는 것뿐만 아니라 귀로 듣는 것에 더 집중해보자. 그 소리들은 우리의 기억 속에 더욱 깊이 남아, 언제든지 그 도시의 아침을 떠올리게 해줄 것이다. 우리는 여행을 떠날 때 눈을 크게 뜬다. 화려한 거리, 이국적인 건물, 눈부신 일출. 하지만 진짜 여행자는 눈보다 먼저 귀를 열 줄 아는 사람이라고 나는 믿는다. 아침의 도시 소리는, 가장 솔직한 도시의 고백이다. 낮의 소음과 밤의 기척이 사라진 그 시간, 도시는 본연의 숨소리로 자신을 드러낸다. 그 속에는 시끄러움도, 조용함도, 질서도, 혼란도 모두 그 도시를 구성하는 일부로서 낱낱이 흘러나온다.

도시의 소리
도시의 소리

1. 도쿄: 정돈된 고요함 속의 미묘한 움직임

도쿄의 아침은 마치 정교하게 짜인 오케스트라의 연주처럼 느껴진다. 거리는 조용하지만, 그 속에는 수많은 소리들이 조화를 이루며 존재한다. 지하철 역에서는 전철이 도착하는 소리와 함께, 정해진 멜로디의 안내 방송이 흐르고, 사람들은 질서 정연하게 줄을 서서 탑승한다. 거리에서는 자전거 바퀴가 도로를 스치는 소리, 편의점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 자동판매기에서 음료가 떨어지는 소리 등이 조용한 배경음악처럼 도시를 채운다. 녹음한 소리의 풍경은 지하철 역의 안내 방송, 편의점의 자동문 소리, 그리고 자전거 벨 소리. 이러한 소리들은 도쿄의 아침을 더욱 정돈되고 안정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2. 파리: 예술과 삶이 어우러진 아침의 속삭임

파리의 아침은 감성과 낭만이 어우러진 속삭임으로 가득하다. 빵집에서는 갓 구운 바게트의 향기와 함께, “Bonjour!”라는 인사가 오가고, 카페에서는 에스프레소 머신의 스팀 소리와 함께 사람들의 담소가 이어진다. 거리에서는 아코디언 연주자의 음악이 흐르고, 예술가들이 그림을 그리는 소리, 자전거가 도로를 달리는 소리 등이 파리의 아침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녹음한 소리의 풍경은 빵집의 인사 소리, 카페의 에스프레소 머신 소리, 그리고 거리의 아코디언 연주 소리. 이러한 소리들은 파리의 아침을 더욱 감성적이고 낭만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3. 하노이: 활기찬 에너지와 생동감의 아침

하노이의 아침은 활기찬 에너지와 생동감으로 가득하다. 거리에서는 오토바이의 경적 소리와 함께, 노점상들이 음식을 준비하는 소리, 사람들이 아침 식사를 즐기는 소리 등이 하노이의 아침을 더욱 활기차게 만든다. 호안끼엠 호수 주변에서는 사람들이 운동을 하며 음악을 틀어놓고 춤을 추는 소리, 아이들이 웃으며 뛰노는 소리 등이 하노이의 아침을 더욱 생동감 있게 만들어준다.

녹음한 소리의 풍경은 오토바이의 경적 소리, 노점상의 음식 준비 소리, 그리고 호수 주변의 음악 소리. 이러한 소리들은 하노이의 아침을 더욱 활기차고 생동감 있게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밤 11시 무렵, 호안끼엠 호수를 찾았다. 낮에는 발 디딜 틈 없이 붐비는 그곳도 밤이 되자 산책 나온 연인들, 운동하는 어르신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벤치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주를 이뤘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바람 소리였다. 하노이는 밤에도 덥지만, 호수 근처엔 유독 서늘한 기류가 돌았다. 그 바람이 나뭇잎을 흔드는 소리, 물 표면을 가로지르는 소리, 가끔씩 지나가는 자전거 바퀴와 부딪히는 소리까지.

소리는 거의 없었지만, 그 ‘거의 없음’이 오히려 더 큰 감정의 여지를 남겼다. 한 도시가 잠들기 직전, 마지막으로 숨을 고르는 듯한 감각.

내가 기록한 소리는 잎사귀 흔들리는 소리

“사르륵...”

호수 바람 소리 “후우우…”

멀리서 들려오는 오토바이 한 대 “붕—”

그리고 관광객의 동선에서 벗어나 야시장 뒤편의 뒷골목으로 들어섰을 때, 나는 ‘삶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낡은 2층 집에서 들려오는 가족의 대화, 식당 뒤 주방에서 접시를 닦는 물소리, TV 드라마의 짧은 대사, 그리고 아이가 우는 소리. 이 소리들은 누군가의 일상이고, 그들이 매일 반복하는 루틴일 것이다. 하지만 내겐 너무나 따뜻하고 낯설고, 그래서 기억에 오래 남았다. 자정을 넘긴 시각, 다시 골목으로 돌아가는 길. 거리는 더욱 고요해졌고, 간헐적으로 들리는 소리는 단 두 가지뿐이었다. 느릿하게 지나가는 오토바이 소리 가게 철문을 내리는 소리

오토바이는 낮처럼 빠르게 달리지 않았다. 어깨 위에 한 손을 얹은 채, 조용히 귀가하는 듯한 속도. 그 뒷모습은 이상하게도 이 도시가 하루를 정리하는 장면처럼 느껴졌다. 가게 철문은 ‘철컥, 철컥, 쾅—’ 그 묵직한 쇠소리는 마치 “이제 진짜 하루가 끝났어요.”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결론적으로, 소리를 듣는다는 것, 그것은 존재의 결을 느끼는 일 이라고 생각한다.
도쿄의 아침은, 나에게 침묵이 얼마나 풍요로운 것인지를 알려줬다. 말을 아끼는 문화, 조용히 움직이는 사람들, 그 안에서 나는 소리 없는 공감이라는 새로운 감각을 배웠다. 파리의 아침은, 생활의 소리조차 예술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바게트가 바스러지는 소리, 커피머신의 분출음, 거리 악사의 아코디언 소리 하나하나가 그 도시를 음악처럼 들리게 했다. 하노이의 아침은, 소리가 삶의 에너지라는 것을 일깨워줬다. 빠르게 오가는 오토바이의 경적, 노점상들의 웃음, 함께 몸을 흔드는 사람들의 리듬… 그건 ‘복잡함’이 아니라 살아 있다는 증거였다. 기록의 언어에서 청각의 언어로 일상을 다시 들을 수 있었다. 나는 이제 여행지에 가면 소리를 먼저 기록한다. 스마트폰 녹음기 하나면 된다. 누군가는 메모를 하듯, 나는 소리를 모은다. 아침에 여는 창문 너머로 들려오는 바람 소리 가게 앞을 청소하는 빗자루의 ‘사사삭’ 어느 도시의 공공 방송 멜로디 그리고 그 도시의 언어로 건네는 “안녕하세요”의 음색이 소리들은 돌아와서도 다시 꺼내 들을 수 있다. 나는 종종 이어폰을 끼고 그 여행의 소리를 듣는다. 그러면 풍경이 다시 그려지고, 감정이 다시 떠오르고, 내가 그곳에 있었던 그 시간이 생생히 되살아난다.

소리를 응용한 여행의 확장은 결국 창작과 치유로 연결된다. 이제 나는 여행 중 녹음한 소리들로 작은 에세이 오디오북을 만들기도 한다. 짧은 문장과 함께 그 도시의 아침 소리를 깔면, 그 순간의 감정이 더 깊이 와닿는다. 또한 소리는 치유가 되기도 한다. 불면의 밤에 도쿄 아침의 지하철 방송을 틀고, 마음이 지칠 땐 파리의 카페 배경음을 들으며 가볍게 숨을 내쉰다. 이처럼 소리란 기억의 앨범이며, 감정의 약이고, 삶을 반추하는 또 다른 일기가 된다.

앞으로의 여행은 소리를 수집하는 사람으로 살기로 다짐했다. 앞으로의 여행에서도 나는 귀를 먼저 열 것이다. 눈은 순간을 기억하지만,
귀는 시간의 흐름을 기록한다. 다음에 갈 도시는 어떤 아침 소리를 들려줄까? 서울의 새벽에는 어떤 골목의 고양이 울음이 있을까?

치앙마이의 시장에서는 어떤 조용한 분주함이 들릴까? 산티아고 순례길의 첫 발자국 소리는 어떤 리듬일까? 나는 그 모든 소리를 ‘파일’로, ‘감정’으로, ‘문장’으로 남길 것이다. 그리하여 언젠가 이 지구의 모든 도시들의 아침 소리를 모아 소리로 만든 지도를 그려보고 싶다. 그건 이 세상이 얼마나 다르고, 동시에 얼마나 비슷한지를 알려주는 가장 다정한 기록이 될 것이다.

 

우리가 가장 오래 기억하는 여행지는 어디인가요?
그 도시의 아침 소리를 떠올려보세요.
그 안에 당신의 마음이 가장 편안했던 순간이 숨어 있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