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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같은 풍경을 찍기 위해 간, 의외의 장소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인생샷을 찍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있다. 태그 몇 개만 붙여도 전 세계의 유명 포토존, 핫플, 인생샷 명소가 수천 개씩 쏟아진다. 누구나 비슷한 각도에서, 비슷한 포즈로, 비슷한 색감의 사진을 찍는다. 그만큼 사진을 위한 여행은 익숙한 풍경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내 여행은 조금 다르다. 유명한 풍경보다 “그림처럼 보였던 장면”을 기억한다. 그건 가이드북에도 없고, 인스타 태그에도 잘 안 나오는 장소들이다. 지나가는 길, 우연히 들어선 골목, 실수처럼 걸은 언덕길… 그런 장소에서 나는 내 인생 사진을 찍어왔다. 이 글은 그런 순간들에 대한 기록이다. 그림 같은 풍경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의외의 장소들. 단지 배경이 아니라, 감정과 사유까지 담긴 풍경들에 대하여.고속도로 옆 주.. 2025. 4. 19.
해외 편의점 음식 리뷰 – 나라별 추천템 리스트 낯선 도시에서의 여행이 익숙해질 즈음, 나는 언제나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장 현실적인 경험을 한다. 그곳은 호텔도, 유명한 맛집도 아니다. 바로 '편의점'이다. 현지인의 삶이 그대로 묻어 있는 공간, 작고 빽빽한 진열대 사이를 걷다 보면 그 나라 사람들이 아침을 어떻게 시작하는지, 야식으로 무엇을 즐기는지, 간식 하나에도 어떤 취향이 담겨 있는지를 느낄 수 있다. 여행자에게 편의점은 그 자체로 로컬 문화의 미니어처다. 오늘은 내가 다녀온 몇몇 나라의 편의점에서 만난 음식들을 중심으로, “진짜 추천하고 싶은 편의점 음식 리스트”를 소개해본다.단순한 간편식이 아닌, ‘한 끼 이상의 기억’을 남긴 음식들이다. 1. 아시아일본:일본은 전 세계에서 편의점 문화가 가장 발전한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븐일레.. 2025. 4. 18.
낯선 도시에서 조용한 새벽 산책– 모든 것이 멈춘 시간, 오직 나와 도시만이 깨어 있는 풍경 낯선 도시에서 조용한 새벽 산책 – 모든 것이 멈춘 시간, 오직 나와 도시만이 깨어 있는 풍경여행의 가장 깊은 순간은 언제일까? 유명한 명소 앞에서의 인증샷? 현지 음식 첫 입을 베어물던 순간?아니면 SNS에 올릴 만한 뷰포인트에서 바라본 석양? 내게는 아니다.진짜는 오히려 아무도 모르는,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그 순간에 찾아온다.도시가 아직 눈을 뜨지 않았고, 거리엔 사람 한 명 없는 시간. 새벽. 이른 새벽, 낯선 도시의 골목을 걷는다는 건 일종의 의식이다.세상의 모든 소음이 가라앉은 후에야 들리는 미세한 소리들, 비로소 내 안의 마음이 스스로에게 말을 걸기 시작하는 시간. 이번 여행에서는, 도시마다 의도적으로 새벽에 일어나 산책을 나섰다. 어느 곳도 정해놓지 않았다. 길이 이끄는 대로, 마음이 이끄.. 2025. 4. 14.
비 오는 날 여행의 매력 – 천천히 젖고, 오래 기억되는 하루의 기록 여행을 떠나기 전 우리는 날씨 앱을 켠다.구름 모양, 파란 해, 혹시나 보일 비구름 하나에 마음이 조마조마해진다.“비 오면 어쩌지?”, “계획 다 망치는 거 아냐?”하지만 나는 이제 안다.비 오는 날의 여행은, 예상보다 훨씬 더 깊고 따뜻한 감정을 남긴다는 걸.비는 도시의 표정을 바꾼다.사람의 속도를 늦추고, 소음을 잦아들게 하고, 풍경에 깊이를 더한다.우산 아래에서 바라본 골목, 창밖을 따라 흐르던 빗방울, 그 모든 순간은 맑은 날에는 절대 볼 수 없는 여행의 또 다른 얼굴이었다. 천천히 젖는 거리에서 느린 시선이 열리다비 오는 날 가장 먼저 달라지는 건, 걷는 속도다.발걸음이 느려지고, 우산 아래에서 시야가 좁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더 자세히’ 바라보게 된다.파리의 마레 지구, 잔잔한 빗소리가 유리창에.. 2025. 4. 14.
한 도시, 한 길만 걷기 – 대로에서 골목까지의 변화 기록 – 걷는다는 건, 도시와 천천히 대화하는 방식 여행은 늘 '이동'을 전제로 한다.하지만 나는 이번엔 이동 대신 ‘머무는 걷기’를 선택했다.한 도시에서, 한 길만 정해 그 길을 끝까지 걷는 여행.지도에 여러 점을 찍는 대신, 단 하나의 선 위에서 도시의 결을 따라가는 방법.이 여정은 예상을 훨씬 넘어선 감정과 풍경들을 나에게 안겨주었다.이번에 내가 걸은 길은 도쿄 시모키타자와의 하나조노 거리.카페와 소극장, 오래된 찻집과 빈티지 숍, 주택가와 상점가가 혼재한 이 길은짧지만 밀도 높은 변화를 품고 있는 길이었다.그 안에서 나는 도시의 진짜 얼굴과 마주할 수 있었다. 길의 시작 – 대로에서 만나는 도시의 공식적인 얼굴하나조노 거리의 시작은 시모키타자와역 북쪽 출구에서부터였다.첫인상은 ‘도쿄답다’는 느낌이었다.깔끔하게 정비된 인도, 질서 정연한 간판, 익숙.. 2025. 4. 14.
현지인의 하루 따라 하기 여행기– "그냥 그들처럼 살아본 하루"가 여행의 모든 걸 바꿔줬다 여행이라는 단어엔 늘 '특별함'이 따라붙는다.우리는 유명한 곳을 보고, 새로운 음식을 먹고, 낯선 언어를 듣는다.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는 생각하게 됐다.“그냥 그 도시에서 누군가처럼 살아보는 건 어떨까?”그래서 이번 여행에서는 관광지를 과감히 건너뛰고,진짜 그곳에 사는 사람처럼 하루를 살아보는 실험을 해봤다.지극히 평범한 하루였지만, 이상하게도 그 하루는 이전의 여행보다 더 오래 기억에 남았다. 아침을 여는 로컬 카페 – 그 도시의 ‘속도’를 마주하다내가 따라 해본 첫 번째 루틴은 아침 7시에 동네 카페 가기.이건 파리, 바르셀로나, 뉴욕을 막론하고 대부분의 도시에서 공통된 아침의 풍경이었다.파리 몽마르트르에 있는 작은 카페에서 나는 출근 전 신문을 보는 어르신들, 친구들과 빠르게 인사 나누는 바리스타.. 2025. 4. 14.